‘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이는 아프리카 속담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함께 하는 동료가 있어야 했기에 생긴 말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안타깝게도 영어를 시작한다고 해서 회사와 가정이 갑자기 영어 공부에만 매진하도록 배려해주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영어 훈련을 하는 도중에도 분명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갑자기 예정에 없던 회식이 생길 테고, 지방으로 출장을 가야 하는 일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예상치 못한 일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 또한 영어 학습자의 덕목이자 역량이기도 하다.
이상과 현실
가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세먼지가 심해 아이가 갑자기 감기에 걸릴 수도 있고 갑자기 처가댁에 일이 생겨서 가봐야 할 수도 있다. 집안 어른 제사에 경조사도 있을 것이고 주말이면 아이들하고 놀아줘야 하며 틈틈이 집안일도 챙겨야 한다.
인생은 항상 우리의 계획처럼 가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어쩌면 그래서 인생이 재미있는지도 모르겠다. ‘인생의 역동성’, 그것은 우리네 삶의 속성이다. 그렇기에 딱 이만큼 영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해도 끊임없이 장애물이 나타나 당신의 앞길을 막을 것이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밤 12시가 다 되어서야 집에 온 날, 영어고 뭐고 바로 침대 속으로 뛰어들고 싶은 날에도 영어 공부를 포기하지 않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자신의 의지도 정말 중요하지만 3개월간 힘든 과정을 이겨내려면 사실 함께 그 과정을 헤쳐나가는 ‘동료’가 매우 큰 힘이 된다. 영어든 무엇이든 혼자서만 하려고 하지 말자. 인간은 생각보다 약한 존재다.
함께하면 더 즐겁게 빨리 배울 수 있다.
불가에는 이런 말이 있다. ‘도반(道伴)이 전부다.’
도반은 함께 도를 닦는 벗을 일컫는다. 영어를 배울 때 벗이 있다면 혼자 할 때보다 훨씬 재미있게 그리고 더 빨리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영어는 결국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이므로 이 도구를 함께 사용하고 체험할 사람들이 하나둘씩 내 삶을 채울 때 영어도 비로소 내 인생의 일부로 자리 잡을 것이다. 앞서 보았듯 성취의 비밀은 명확한 목표와 훈련을 지속하게 만드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목표를 더 즐겁게 그리고 빨리 성취하기 위해, 영어 습득에 최적화된 환경을 만들기 위해, 무엇보다 행복하게 이 과정을 이겨내기 위해 지금부터 나와 함께해줄 ‘영어 벗’을 만들어보자.
같이 영어를 배우는 한국인 동료도 필요하지만 실전 대화 연습을 하기 위해서는 사실 외국인 친구를 만나는 게 좋다. 그런데 외국인 친구를 만나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 외국인 친구는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다행히 지금 우리는 어플이나 플랫폼을 활용하면 얼마든지 외국인 친구를 만나고 교류할 수 있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아래 대표적인 일곱 가지 어플을 소개한다. 이러한 도구를 잘 활용하여 1주일에 한 번씩이라도 외국인과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어보자. 이 또한 함께할 동료가 있다면 금상첨화겠다.
● 채팅 어플 ‘헬로톡’(HelloTalk)
가장 유명한 언어교환 어플이다. 모국어와 제2언어, 제3언어 선택도 가능하며, 나의 영어 수준도 설정할 수 있다. 게다가 잘못된 문장을 쓰면 수정해주는 기능이 있어 편리하다. 또한 내 관심사를 설정할 수 있어서 외국인 친구와 연결되었을 때 서로의 관심사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 채팅 어플 ‘미프’(MEEFF)
성별, 나이, 거리, 언어, 국적 등 조건에 맞는 친구에게 바로 말을 걸 수 있고 내 프로필을 보고 ‘좋다’를 누른 친구에게 대화를 걸 수도 있다. 이 어플을 통해 내가 생각하는 조건에 맞는 친구를 찾아보자.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으려고만 하지 말고 외국인 친구들에게 베풀 수 있는 것에는 뭐가 있을지 한번 생각해보자. 이번 기회에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쳐보는 건 어떨까.
● 채팅 어플 ‘헬로팔’(Hello Pal)
원하는 언어를 지정하여 검색하면 그 언어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의 리스트가 나온다. 여기서 자유롭게 선택하여 이야기를 나눠보자. 이 어플은 시간과 장소의 제한 없이 다양한 나라의 외국인 친구들과 채팅이 가능하여 틈이 날 때마다 하기 좋다. 손쉽게 번역할 수 있는 기능도 있고 발음 교정도 해주므로 초보자들이 편하게 시작할 수 있는 어플이다.
● 채팅 어플 ‘틴더’(Tinder)
전 세계 채팅 1위 어플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생소하지만 가끔 광고를 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성 친구를 사귀고 싶은 사람들이 애용한다는 사실은 비밀이다.
● 모임 어플 ‘밋업’(Meetup)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고 싶은 어플이다. 위에서 소개한 어플들이 온라인에서 외국인과 교류할 수 있는 장이라면 밋업은 실제 오프라인에서 외국인들을 만날 수 있는 모임 어플이다. 특히 직장인들이 많이 가입해 있어 평일 퇴근 후 저녁 7시 이후 모임이 많다. 어플에 들어가 보면 서울뿐 아니라 다양한 지역에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많은 모임이 개설되어 있다. 5,000~1만 원 수준이면 커피나 맥주 한두 잔을 마시면서 참여할 수 있는 친목 모임, 서로의 언어를 가르쳐주는 언어 교환 모임 그리고 외국인들과 등산을 하거나 책을 읽고 토론하는 모임도 있다.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들과 함께 취미를 나누면서 영어 공부를 해보는 건 어떨까.
● 여행 플랫폼 ‘카우치서핑’(Couchsurfing)
내가 해외로 여행을 갈 수 없는 여건이라면 외국인 여행객을 우리 집으로 불러들이는 건 어떨까? 카우치는 ‘소파’를 뜻하는 말로, 플랫폼의 이름대로 우리 집의 카우치에 외국인 여행객을 불러들임으로써 집에서도 해외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을 낼 수 있다. 즉, 카우치 서핑은 여행객들이 현지인들의 집에서 무료로 숙박하고 문
화를 교환할 수 있는 여행 플랫폼이다. 호스트(집주인)는 서퍼(여행자)에게 카우치를 내어줌으로써 집 거실을 해외여행지의 게스트 하우스 분위기로 바꿀 수 있다. 이때 서퍼는 숙소 비용을 줄일 수 있으므로 서로 윈윈하는 셈이다. 문화 교환이 목적이기 때문에 보통 저녁 식사를 함께하거나 여행을 같이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서퍼가 머무르는 도중 영어로 하루 종일 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있다.
● 펜팔 웹사이트 ‘인터팔’(Inter pals)
▶ https://www.interpals.net/
이번 기회에 외국인과 펜팔을 해보는 건 어떨까? 특히 아날로그 세대에게는 펜팔에 대한 향수와 로망이 남아 있을 것이다. 바쁜 일상에서 외국인 친구와 편지를 주고받다 보면 팍팍한 생활에 미소 짓는 일이 하나 더 늘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