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8년 전 일이다. 어느 날 대학교를 중퇴하고 사업에 뛰어들었던 한 후배로부터 연락이 왔다. 결혼해서 집들이를 할 건데 올 수 있겠느냐고 묻기에 오랜만에 그와 만났다. 그런데 20대 후반밖에 안 된 후배가 벌써 몇 억 원에 달하는 아파트를 소유하고 외제차를 몰고 있는게 아닌가. 여기서 이야기를 멈춘다면 뻔하디뻔한, 일찍 성공한 대학 후배에 대한 회고에 가깝겠지만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날 보았던 그의 모습은 대학교 때 본인의 미니홈피 대문에 적어 놓은 글과 정확하게 일치했다. 서른이 되기 전에 30평대 아파트에서 외제차를 몰고 가정을 꾸리고 싶다던 그 친구의 글은 마치 집들이 당에필로그 225
시 자신의 모습을 예견한 듯했다.
나는 이때부터 그동안 심드렁하게만 여겼던, 자기계발서에서 수없이 본 ‘꿈을 글로 쓰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마음속 깊이 믿기 시작했다. 책 속의 수많은 성공담보다 바로 내 옆의 후배가 보여준 작은 성공이 피부에 더 와 닿았던 것이다.
전 세계 바닷물의 염분 농도는 약 3퍼센트라고 한다. 즉, 그 3퍼센트의 염분이 짠 바닷물을 만드는 것이다. 한 조사 기관에서 예일 대학교 졸업생을 대상으로 목표 여부에 관해 조사했다고 한다. 목표를 실제로 적어서 소지하고 있는 비율은 단 3퍼센트였는데, 그 3퍼센트가 그렇지 않은 97퍼센트보다 평균 10배에 달하는 소득을 올리면서 더 나은 수준의 삶을 영위했다는 이야기는 이미 잘 알려진 바 있다.
딱이만큼 영어연구소에서 ‘직장인 3개월 만에 프리토킹하는 법’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특강을 시작한 지 벌써 3년이 지났다. 그동안이 특강에는 3,000명이 넘는 분들이 다녀갔다. 그런데 그중에 몇 분이 딱 이만큼 영어 프로젝트를 시작했을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경우 시작도 하지 않았다. 부디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도 마지막 장을 덮고 이런 수순을 밟지 않길 바란다. 분명 책을 읽는 동안에는 3개월간 딱 최소한의 훈련만 해도 된다고 하니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 것이다. 게다가 방법도 상세하게 나와 있으니 마음은 이미 프로젝트를 마치고 외국인과 커피 한잔하며 프리토킹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곧 온갖 현실적인 어려움이 머릿속을 채우기 시작할 것이다.
‘아기가 지금은 너무 어리니까.’
‘이번 달에는 출장이 잡혀 있잖아.’
‘요즘 회사 프로젝트 때문에 너무 바빠.’
이때부터 수만 가지 이유가 당신의 시작을 가로막는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진실이 있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완벽한 환경적 조건이 세팅되는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사실 말이다. 정말로 영어를 잘하기를 원한다면 영어를 잘할 수 있는 더 나은 상황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온갖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시작하여 3개월이라는 시간을 버텨내야한다.
이제 당신의 선택만이 남았다. 이 책에서 익힌 방법을 실천하여 새로운 삶을 시작할 것인가. 아니면 책을 덮고 완전히 잊고 살다가 내년 초에 또 ‘아, 영어 해야 하는데’라는 푸념을 반복할 것인가.
바로 지금이야말로 ‘영어 하다 말다’의 패턴을 깨뜨려야 할 때다. 나는 진심으로 당신이 뫼비우스의 띠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새로운 선순환을 만들어 3개월 뒤에는 영어로 사는 삶을 구현해낼 거라 믿는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그런 분들을 수없이 봐왔기 때문이다. 당신의 시작이 가벼웠으면 좋겠다. 지구 어딘가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 폭풍을 일으키는 나비효과처럼, 지금 당장은 날갯짓에 불과하겠지만 나중에는 큰 효과를 가져다줄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길 바란다. 그렇다고 영어를 익히고 배우는 일이 그저 힘들기만
한 것은 아니다. 힘겹게 영어를 정복하는 동안 외국인 친구들과의 추억도 쌓일 것이고 결코 영어를 하지 않았으면 만나지 않았을 사람들, 가지 못했을 공간들이 내 삶에 한 페이지씩 차곡차곡 쌓일 테니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비법이나 마법이 아니라, 눈앞에 보이는 작은 성공이다. 그 작은 성공을 하나둘씩 징검다리처럼 쌓아나갈 때 어느덧 유창하게 영어로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것이다. 이 책을 덮는 그 순간부터 당신의 영어 여정이 시작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Keep moving forward.’(포기하지 말고 전진하라.)
당신의 성공적인 프리토킹을 꿈꾸며,
김영익